제안서 디자인 작업을 하다 보면 한 페이지에 긴 문단과 표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달받은 내용을 그대로 배치하면 글자가 작아지고, 반대로 내용을 너무 많이 줄이면 중요한 정보가 빠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페이지를 수정할 때 바로 아이콘부터 찾지 않았습니다. 먼저 이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바꿔도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했습니다. 모든 문장이 시각화에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긴 문장을 인포그래픽으로 바꾸지는 않았어요
긴 문장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그림이나 아이콘으로 바꾸면 오히려 내용이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먼저 원문을 읽고 다음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 이 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 내용에 순서나 구조가 있는지
- 여러 항목을 묶어서 보여줄 수 있는지
- 표 자체가 중요한지, 표 안의 결론이 중요한지
- 담당자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특히 수치 비교나 세부 조건이 중요한 표는 원래 형태를 유지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반면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업무 과정이나 비슷한 항목이 반복되는 내용은 인포그래픽으로 바꿨을 때 훨씬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 페이지에는 핵심 내용 하나만 남겼어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한 페이지에 핵심 내용을 하나만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원문이 길더라도 먼저 전체 내용을 읽고 한 문장으로 요약했습니다. 이후 그 문장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정보만 남겼습니다.
예를 들어 한 페이지에 배경, 문제점, 해결 방법, 기대 효과가 모두 들어 있다면 내용을 억지로 한 장에 넣지 않았습니다.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각각 다른 페이지로 나누고, 페이지마다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글자를 작게 만들어 한 장에 모두 넣는 것보다 페이지를 나누는 편이 발표 화면에서도 보기 편했고, 제안서의 흐름도 자연스러웠습니다.
내용에 맞는 인포그래픽 유형을 선택했어요
핵심 내용을 정리한 다음에는 정보의 성격에 맞는 표현 방식을 골랐습니다. 주로 사용한 형태는 다음 세 가지였습니다.
순서형
업무 절차나 진행 단계를 설명할 때 사용했습니다. 화살표와 번호를 이용해 읽는 순서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구조도
서비스 구성이나 부서 관계처럼 상위 항목과 하위 항목을 함께 설명해야 할 때 사용했습니다. 문장으로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각 항목의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기 좋았습니다.
아이콘 카드
제품 특징이나 기대 효과처럼 비슷한 중요도를 가진 내용을 나열할 때 사용했습니다. 아이콘과 짧은 제목, 한두 줄의 설명으로 구성하면 정보가 서로 구분되어 보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무조건 카드 형태로 배치하지 않고, 순서와 관계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 적합한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아이콘은 장식보다 의미 전달을 기준으로 골랐어요
아이콘은 페이지를 예쁘게 꾸미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도록 돕는 요소로 사용했습니다.
예전에는 Freepik에서 필요한 자료를 많이 찾았고, 최근에는 Flaticon에서 아이콘을 찾거나 Magnific 같은 이미지 제작 도구를 함께 활용하기도 합니다. 원하는 장면을 표현한 자료가 없다면 필요한 이미지를 제작한 뒤 제안서의 색상과 선 굵기에 맞게 정리했습니다.
다만 아이콘만 보고 의미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내용이라면 짧은 제목을 함께 넣었습니다. 이미지가 문장을 완전히 대신하기 어렵다면 아이콘 옆에 핵심 설명을 남기는 편이 더 안전했습니다.
이미지나 아이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해당 서비스의 현재 라이선스와 출처 표시 조건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내용을 줄인 뒤에는 담당자에게 확인받았어요
디자이너가 보기에는 자연스럽게 요약된 문장도 실제 영업 과정에서는 중요한 조건이 빠진 문장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안을 정리한 뒤에는 중요한 내용이 맞는지 담당자에게 확인했습니다. 특히 금액, 일정, 기능, 제공 범위처럼 제안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은 임의로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먼저 문장을 요약하고 페이지를 구성한 다음, 담당자가 내용의 누락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과정에서 중요한 내용을 누락해 문제가 된 적은 없었지만, 최종 확인 단계는 항상 유지했습니다.

긴 문장을 정리할 때 사용한 순서
실제 작업은 다음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 긴 문단과 표의 전체 내용을 읽습니다.
- 인포그래픽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인지 판단합니다.
- 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 순서형, 구조도, 아이콘 카드 중 적합한 유형을 선택합니다.
- 아이콘과 도형을 이용해 정보를 배치합니다.
- 설명이 너무 길면 글자를 줄이지 않고 페이지를 나눕니다.
- 담당자에게 중요한 내용이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받습니다.
- 전체 제안서의 색상, 글자 크기, 여백과 맞는지 최종 점검합니다.
이 순서를 정해두니 긴 내용을 받았을 때 바로 디자인부터 시작하는 일이 줄었습니다. 수정해야 할 기준도 명확해져 담당자와 의견을 맞추기가 쉬웠습니다.
가독성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전달이었어요
긴 문장을 줄이고 인포그래픽으로 바꾸면 페이지의 가독성이 좋아지고, 내용을 파악하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하지만 보기 좋은 화면을 만드는 것만으로 작업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내용을 지나치게 줄이거나 의미가 맞지 않는 아이콘을 사용하면 원문과 다른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페이지에 핵심 하나만 남기되, 중요한 정보가 빠지지 않았는지 담당자에게 반드시 확인받았습니다.
결국 제안서에서 인포그래픽은 긴 문장을 없애는 장식이 아니라, 복잡한 내용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글에서는 제안서 작업의 기준이 되는 PPT 템플릿을 만든 방법을 정리했습니다.